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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하나님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 나는 참 바빴다.
평일 새벽에 얼굴도 본적이 없는 회사 동료 가족의 상가집에 가야했고,
주말에는 눈도장 찍고 설렁탕 한 그릇 먹으러 친구나 먼 친척 결혼식에 참석해야 했다.

하지만 상가집에서는 슬프지 않았고, 결혼식에서는 크게 기쁘지 않았다.
상가집에서는 망자를 몰랐고, 결혼식에서는 온전한 내 기쁨은 되지 못했다.

여행 중에 오랜 시간 운전을 하면서 쌔근 잠든 아내를 두고 난 살아온 내 삶을 돌아본다.
슬펐던 일도 기뻤던 일도 참 많았구나.
문득 ‘우리 하나님도 나와 함께 우셨고 나와 함께 웃으셨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 하나님은 전부 다 아시니까.
‘우리 하나님은 참 바쁘시겠구나’ 나 같은 사람이 세상은 몇 십억명은 되는데.
한 순간도 눈가에 눈물이 마르지 않을 날이 얼굴에 미소를 잃을 날도 없으시겠네.

모두 당신이 낳은 아들 딸.
입양하셨든, 아직 돌아오지 않은 탕자이든, 영영 집을 떠나버린 이들이든.
모두 당신이 만든 사람들, 그리고 참 기뻐하셨던 순간들.

나의 삶에서 나의 슬픔과 기쁨을 전부 이해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혹시 아는가. 천지를 만드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졸라대면 슬픔에 무디게 하시고 작은 것에도 크게 기뻐하게 하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