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Tony and Susan — Austin Wright
멤피안
2018. 10. 21. 23:28
어느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Susan에게 소설이 배달된다. 소설가를 꿈구던 이혼남이 심혈을 기울인 원고를 그녀에게 검토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소설속의 또다른 소설이 시작된다.
탁월한 도입부이다. 첫 몇십장은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자동차 여행중에 강도를 당하는 소설속의 주인공. 아내와 딸이 모두 겁탈당한 채 살해당한다. 교수인 주인공 Tony는 어리버리하다가 일가족을 모두 잃고 만다. 재밌는 사실은 Tony와 내가 너무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같은 교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적당히 정의롭다. 법이 우리를 보호해줄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우유부단하다. 자동차여행을 즐긴다. 하지만, 문제에 직면하면 성격탓에 우물쭈물하다가 많은 것을 놓치고 만다. 범인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형사가 범인을 잡고자 혈안이 되어있다. Tony는 형사의 도움으로 결국 범인을 잡았다. 자기 손으로 잡고 범인을 자신의 총으로 응징하지만 자신도 총에 맞아 죽게 된다. 모든게 어설프다. 딱 나의 전형이다.
이 소설을 읽고 있는 Susan은 가슴이 무너진다. 죄책감이 밀려온다. 더 행복한 삶을 위해 남자를 떠났지만, 자신의 현재 삶이 그닥 행복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혼남을 만나고 싶었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소설은 끝이난다.
영화로도 제작된 이 소설은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달리는 느낌이다. 전반부의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인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심리묘사가 탁월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